사람은 왜 알고 싶어 할까 - 플라이북 (2024)

'사람'에 대해 묻고, 들여다보고, 생각함으로써 청소년들과 함께 사람살이에 대해 궁리하는 '사람은 왜' 시리즈. 누구나 한 번쯤 품어 보았을 가슴 답답한 질문들을 ‘앎’이라는 바늘로 속 시원히 뚫어주는 처방전 같은 책이다. 저자 채운은 ‘나는 무엇을 아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앎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동시에 하나의 세계에 갇힌다”는 저자의 통찰은 세계를 경악케 한 테러 사건으로 드러난 앎의 두 얼굴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앎이 우리를 자신만의 세계에 가둘 때 그것은 “나만 옳고 남들은 다 틀렸다”는 독단과 폭력이 되지만, 앎이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때 그것은 연대와 공존을 이룬다.

“나는 왜 이 모양이고, 세계는 왜 이렇게 돌아가는 거지?”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뭐가 잘못된 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저들은 왜 저렇게 생각하는 걸까?”
“이것이 내가 원하는 삶인가? 나는 행복한가?”

누구나 한 번쯤 품어 보았을 가슴 답답한 질문들을
‘앎’이라는 바늘로 속 시원히 뚫어주는 처방전 같은 책!

안다는 건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을까?

지난 1월 13일, JTBC [뉴스룸] 2부는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말로 문을 열었다. 프랑스의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규탄을 위해 파리 시내로 쏟아져 나온 프랑스 시민들의 모습을 조명하면서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가 남긴 이 말 “크세주(Que sais-ju)”에 주목한 것이다. 서로 어깨를 걸고 파리 시내를 행진하는 무슬림, 가톨릭, 유대인들의 모습을 담은 스크린을 배경으로 앵커 손석희는 질문을 던졌다. “서로 다른 종교와 생각을 가진 이들이 어떻게 공존하며 또 연대할 수 있는 것일까요?”
낮은산 청소년 인문교양 [사람은 왜]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사람은 왜 알고 싶어 할까』의 저자 채운은 ‘나는 무엇을 아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건을 겪었는데도 서로 전혀 다르게 기억한다든지, 똑같은 장면을 보고도 해석이 엇갈렸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내가 맞고 상대는 틀린 게 분명한데, 상대편에서 자기가 맞고 나는 틀렸다고 하면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때 내가 안다(고 믿는) 것은 무엇일까? 사과 한 알을 둘러싸고도 우리의 상태, 우리가 놓인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르게 감각하고 다른 식으로 앎을 구성하는 예를 열거하며 저자는 “이쯤 되면, 우리가 아는 건 하나도 없다”고 토로한다.
이는 우리의 앎이 외부로부터, 객관적인 상태 그대로 입력되는 것이 아니라 욕망, 취향, 기질, 목적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걸러진 채, 말하자면 ‘가공 처리’되어 구성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이익과 편견, 욕망 등에 따라 ‘제멋대로’ 인식한다는 얘기다. 그러할진대 객관적인 사실, 오직 하나뿐인 진실이라는 게 존재할까? “앎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동시에 하나의 세계에 갇힌다”는 저자의 통찰은 세계를 경악케 한 테러 사건으로 드러난 앎의 두 얼굴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앎이 우리를 자신만의 세계에 가둘 때 그것은 “나만 옳고 남들은 다 틀렸다”는 독단과 폭력이 되지만, 앎이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때 그것은 연대와 공존을 이룬다.

“불행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지금까지와 ‘다른’ 앎을 상상하라!

철학적 질문들을 붙들고 살 만큼 우리 삶은 한가하지도 않을 뿐더러 하루하루가 고단하고 팍팍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 앞엔 해결하고 통과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첩첩이 쌓여 있다. 중고등학교 때는 대학에 가기 위해 자신을 올인하고, 대학 때는 취직하기 위해 자신을 올인하고, 취직한 후에는 밀려나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경쟁’에 올인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아등바등 살면 살수록 더 큰 두려움에 갇히고 만다는 사실이다. 이런 끝 모를 두려움 앞에서 우리의 앎이란 무력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현실을 두고 저자는 반문한다. “대체 왜 배움과 앎은 꼭 부나 명예, 혹은 더 안락한 삶을 목적으로 해야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걸까? 왜 인간이 이뤄야 할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닥친 불행을 깊이 생각하는 앎에 대해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걸까? 앎을 통해, 진보가 아니라 그 진보에 대해 되물을 수는 걸까?”
저자는 디오게네스의 겁 없는 철학, 소로와 간디의 사색과 저항의 삶을 예로 들며 “모두가 그렇게 산다 해도, 그게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아는 상식과 통념에 의문을 품는 데서 시작한다. 진정한 앎은 ‘표준적 가치’를 습득하는 것이 아닌, 표준을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대학에 가고 취업을 하고 돈을 많이 버는 삶이 아닌, 돈을 적게 벌어 적게 쓰고 멋지게 사는 삶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야말로 상식적인 앎과는 ‘다른’ 앎을 구성하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일 것이다. 지금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나와, 낯선 세계를 향해 움직이지 않는 한 ‘다른’ 앎은 찾아오지 않는다.

알고 싶다면,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열렬히 욕망하고, 죽도록 방황하시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괴테가 『파우스트』에서 한 말이다. 저자는 ‘노력하지만 방황한다’가 아니라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말의 차이에 주목한다.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헤매는 게 아니라, 무언가 시도하려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앎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과 태도는 크나큰 감동을 준다. 저자는 앎이 “고통 없이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통 속에서 더불어 사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판도라의 항아리에서 나온 것들은 사실 불행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조건들”이라는 해석은 우리 뒤통수를 때린다. 아프고, 늙고, 미워하고, 싸우고, 근심하지 않는 삶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니 우아하고 고상하게 책상머리에서 추구하는 지식은 ‘잿빛’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지식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 오로지 우리의 현실이니 말이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싸우고 미워하고 넘어지는 이 현실 속에서만 우리의 앎은 ‘지혜’가 된다.
저자가 꺼내든 『장자』 맨 앞에 나오는 곤과 붕의 비유는 진정한 앎이 어떤 것인지를 명료하고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물고기(곤)가 물을 박차고 나와 새(붕)가 된다는 1,300여 년 전의 이 판타지 블록버스터는 자신의 조건을 박차고 나와 다른 세계를 기웃거리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돈 없이도 자유로울 수 있는 삶이나 가족적 울타리를 벗어난 새로운 공동체, 즐거운 공부, 제도 없는 사회 등을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인 이상이라고만 취급하지만, 진정으로 자유롭고자 한다면, 이렇게 물어야 하는 게 아닐까. “난 곤처럼 내가 사는 세계에 대해 의문을 품어 보았던가? 곤처럼 다른 존재가 되려는 시도를 해 보았던가? 붕처럼 쉼 없이 날아오르려 노력했던가?” 진정한 앎, 진정한 자유…… 우리 삶에서 중요한 가치들은 방황하고 미끄러지고 깨질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에게서만 실현되는 것이다.

“다른 존재가 되어, 다른 세계를 향해”
지혜에 이르는 짜릿한 모험!

이 책은 동서고금의 철학자 및 사상가,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역사적 사건들, 그림, 문학작품에서부터 드라마,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들과 더불어 우리 일상에서 흔히 겪는 사례들을 종횡무진하면서 ‘앎’이라는 화두를 능란하게 돌파한다. 저자는 바로 눈앞에서 강연을 하듯 친근한 어투로 깊고 날카로운 메시지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사실 『사람은 왜 알고 싶어 할까』라는 책에 채운이라는 저자보다 더 잘 어울리는 저자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고전비평공간 규문(奎文)’(http://qmun.org)의 연구원으로서, 그 자신이 앎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 오로지 배우고 공부하고 쓰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은 ‘호학자(好學者)이니 말이다.
십대 청소년은 물론 삶에서 중요한 가치들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이 담고 있는 ‘안다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왜 알려고 하며, 앞으로 어떤 앎을 이뤄가야 하는가’에 대한 사유에 온몸이 들썩일 것이다. 막연히 꿈꿔왔으나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지혜를 향한 짜릿한 여행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싶어 하고’ ‘알려고 하는’ 것은 지금의 이 삶이 전부가 아닐 거라는 믿음, 언제든 다른 가능성이 펼쳐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책에 등장하는 ‘곤’과 ‘붕’처럼 “다른 존재가 되어 다른 세계를 향해 날아오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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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Aron Paco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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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Aron Paco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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